사라진 섹스, 사라진 연결... 섹스리스 20대

사라진 섹스, 사라진 연결

20대 젊은 세대 무성생활... 디지털 자본이 앗아간 친밀성의 가치




사라진 섹스, 사라진 연결

30대 이하 '비성생활' 3배 급증, 디지털 자본이 앗아간 친밀성의 가치

지난 10년간 30세 이하 남성의 '비성생활(Sexlessness)' 비율이 10%에서 28%로 세 배 가까이 치솟았다는 충격적인 통계는, 단순히 몇몇 개인의 성향 변화를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 균열을 보여주는 섬광처럼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압박으로 인한 '캥거루족'의 증가와 더불어, 디지털 도파민이 현실의 관계를 대체하는 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초식남'이나 '귀차니즘'으로 치부한다면, 이 현상 뒤에 숨겨진 더 크고 근본적인 질문을 놓치게 된다. 이 현상은 과연 청년들의 개인적인 선택일까, 아니면 이 시대의 자본과 플랫폼이 인간의 친밀성마저 상품화하고 대체재로 포섭해 가는 과정의 징후일까?

'관계의 불황'은 이미 선진국 공통의 현상이다. 미국에서는 18~29세 성인 중 지난 1년간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는 비율이 2010년 12%에서 최근 24%로 두 배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원인으로 지목된 '전자 아편(Electronic Opium)'이다. 스마트폰, 게임, OTT 등 디지털 플랫폼이 제공하는 무한하고 즉각적인 만족감이, 시간과 비용, 그리고 정서적 소모를 요구하는 현실의 '친밀한 관계'보다 값싼 대체재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2010년대 후반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대재편(The Great Rewiring)'을 겪으며 사회화가 덜 이루어진 세대가 부상했다는 조너선 하이트의 분석과도 맥을 같이 한다. 타인과의 물리적 접촉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디지털 스크린은 고립된 개인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도피처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개인의 '나태함'이나 '디지털 중독'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는, 그 배경에 결핍된 사회경제적 환경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연애'는 이미 '사치'가 되었다. 높은 취업 문턱과 천정부지로 솟은 주거 비용은 청년들을 부모의 집으로, 혹은 월세방 안의 고립된 세계로 밀어 넣었다.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 드는 데이트 비용 부담, 감정 소모, 그리고 실패의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회피 성향'은 지극히 합리적인 경제적 판단처럼 보인다. 디지털 플랫폼은 바로 이 지점, 경제적 불안정으로 인한 관계의 '가성비' 추구라는 틈새를 파고든다. 현실의 관계는 고비용 저효율이지만, 디지털 콘텐츠는 저비용 고효율의 '즉각적 도파민'을 제공한다. 이는 결국 자본이 청년 세대에게서 노동력 재생산에 필요한 '여가와 여유'뿐만 아니라, 인간적 친밀성마저도 회수해 가는 냉혹한 구조를 드러낸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친밀성과 연결의 욕구는 과연 이대로 디지털 플랫폼과 개인의 고립으로 대체될 수 있을까. '성 불황'이 장기적으로 결혼율과 출산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공동체적 유대감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친밀성이 '사치'가 되는 순간, 우리는 관계 맺기를 포기한 고립된 개인들로 이루어진 사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작동 원리마저 위협하는 근본적인 문제다. 우리는 인간의 기본적인 연결 욕구를 자본과 플랫폼의 대체재로부터 해방시키고, 청년들이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 위에서 정서적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질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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