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 누가 감히 총을 드는가
45년 만의 '친위 쿠데타' 실패가 보여준 시민 권력과 디지털 민주주의의 승리
모바일 시대, 누가 감히 총을 드는가
45년 만의 '친위 쿠데타' 실패가 보여준 시민 권력과 디지털 민주주의의 승리
1979년 12월 12일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단 9시간 만에 민주주의의 시계추를 멈춘 12·12 군사반란은 불과 닷새 전 최우수 작품상 트로피를 받은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생생하게 재현되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45년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6시간 동안 벌어진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친위 쿠데타' 시도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좌절되었다. 과거 군부의 무모한 반란을 막지 못했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했던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권위주의 정권 시절, 권력을 찬탈하는 쿠데타의 핵심 성공 조건은 정보의 독점과 통제였다. 핵심 세력 간의 은밀한 모의가 가능해야 했고, 거사 후에는 언론과 방송 장악을 통해 대중의 인지 자체를 차단하거나 왜곡해야 했다. 그러나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월간중앙>이 현역 군 장성의 입을 빌려 "이제 한국에서 군사 쿠데타는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선언했을 때 이미 시대는 달라지고 있었다. 그들이 제시한 다섯 가지 불가능한 이유 중 다수는 디지털 기술과 시민 의식의 성숙을 반영한다. 특히 휴대전화 보안 유지 불가와 교통체증으로 인한 군사 이동의 어려움, 그리고 국민 설득의 불가능성은 과거 산업 시대의 권력 구조가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2024년 '용산의 반란'은 개인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한 도구 앞에서 순식간에 무력화되었다. 2004년의 분석이 20년의 세월을 거치며 훨씬 더 강력한 현실이 된 것이다. 첫째, 시도 때도 없이 녹화·녹취가 가능한 휴대폰은 잠재적 가담자들의 소통 자체를 극도로 위축시켜 반란 모의의 범위를 최소화했다. 둘째, 실시간으로 세상에 '까발려지는' 통화 기록과 현장 영상은 위법 행위에 가담했을 때의 처참한 결과를 명확히 예고하며 병력 동원을 어렵게 했다. 가장 결정적인 셋째는, 국민 손마다 들려 있는 휴대폰이 그 자체로 1인 방송국이자 역사 기록물이라는 점이다. 1980년 광주의 아픈 기록이 남긴 교훈처럼, 불의한 힘이 국민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은 디지털 공간에서 즉시 증거화되고 전 세계로 공유된다. 이로 인해 권력을 장악하려던 세력은 물리적인 성공 이전에 대중의 도덕적·정보적 압도에 의해 이미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윤석열의 실패한 계엄 사태는 권력과 자본이 위험과 비용을 시민에게 떠넘기는 구조를 해체하는 데 디지털 민주주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과거 쿠데타의 성공은 '총'을 든 소수 엘리트의 역량과 '침묵하는 다수'의 방관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이제 깨어있는 시민이 치켜든 핸드폰은 그 어떤 무장 병력보다 강력한 민주적 감시자가 되었다.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을 시도하는 순간, 현장 시민들의 휴대폰 카메라가 켜지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폭주한 것이 그 증거다. 이번 사태는 단지 한 개인의 무모한 시도가 좌절된 것을 넘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무력에 의한 민주주의 파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음을 선언한 역사적 사건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승리를 단지 기술의 발전 덕으로만 돌릴 것인가, 아니면 이 시대의 디지털 공화주의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어떤 사회적 논의와 제도적 보완을 해나가야 할까. 윤석열이 무도한 계엄을 시도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란 척결은 진행 중이다. 이 작업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미래 반헙법적 계엄 시도가 재연되는 것을 막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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