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딱지 뗀 대륙의 사치품... 가성비 넘어 명품 시장 장악하는 중국의 역발상 전략

싸구려 딱지 뗀 대륙의 사치




싸구려 딱지 뗀 대륙의 사치품

가성비 넘어 명품 시장 장악하는 중국의 역발상 전략


16세기 러시아 황제 이반 4세는 철갑상어 알인 캐비아를 황실 전용 별미로 지정했다. 야생 철갑상어가 넘쳐나던 카스피해를 장악한 러시아에 캐비아는 곧 권력이자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남획으로 야생 포획이 금지되고 양식의 시대가 열리면서 캐비아의 종주권은 엉뚱하게도 중국으로 넘어갔다. 서구 엘리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블랙 골드가 거대한 중국산 물량 공세에 흔들리고 있다.

중국은 태양광 패널이나 전기차에서 보여준 압도적 규모의 경제를 미식의 영역에서도 재현하고 있다. 저장성 천도호에 거점을 둔 카루가 퀸은 이미 세계 최대 캐비아 생산 기업으로 우뚝 섰다. 최근 <FT> 보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캐비아 물량의 절반에서 3분의 2 가량이 중국에서 쏟아진다. 자존심 강한 유럽의 미슐랭 식당들도 어느새 중국산 캐비아를 메인 요리에 올린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브랜드로 재포장되어 팔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매년 10퍼센트씩 급성장하는 세계 캐비아 시장을 사실상 중국이 독식하는 형국이다.

서방의 견제는 갈수록 노골적이다. 미국은 관세 장벽을 높이며 중국산 수입을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일본은 와규 유전자의 중국 유출을 엄격히 통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식가들은 이미 저렴하고 품질 좋은 중국산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과거 저가 공산품으로 세계 시장을 잠식했던 중국이 이제는 고부가가치 명품 식자재로 무대를 옮겨 서구의 문화적 자존심까지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캐비아의 굴기는 중국 경제의 체질 변화를 상징한다. 싸구려 모조품 공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고도화된 양식 기술과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하이엔드 시장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 민족적 자존심과 혈통을 강조하던 서구의 럭셔리 마케팅은 이제 실리적이고 거대한 중국발 자본의 파고를 마주하게 됐다.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거대 시장을 등에 업은 대륙의 역습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문화적 상징성마저 자본에 잠식당하는 시대에 영원한 성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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