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大家)의 '쇼맨십'... 엔비디아 젠슨 황이 보여준 기업 서사 설계의 힘

대가(大家)의 '쇼맨십'



대가(大家)의 '쇼맨십'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방한이 보여준 기업 서사 설계의 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자동차 산업 구제금융 청문회. 제너럴 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포드 세 빅3 CEO들이 전용기를 타고 의회에 출석한 모습이 대중의 공분을 샀다. 위기 앞에서 여론의 눈높이를 외면한 오만한 태도는 비난의 불을 지폈고, 결국 이들 기업은 수십 년간 쌓아 올린 브랜드 가치에 큰 타격을 입었다. 기업의 기술력이나 재무 상태만큼이나, 대중과의 소통 방식과 서사 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전후해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것은 그가 AI 혁명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이어서만이 아니다. 그는 자신과 엔비디아의 이야기를 대중과 파트너사, 주주에게 전달하는 방식에서 탁월한 '쇼맨십'을 발휘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들과의 만남을 '치맥 회동'처럼 친근하게 포장하고, 30년 전 이건희 회장이 보낸 편지를 공개하며 한국을 엔비디아 서사의 '시작과 기원'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다. 출국 전 "한국 국민을 기쁘게 할 일이 있다"며 기대감을 높인 것은 '진실 이전의 순간(Zero Moment of Truth)'을 설계한 예다. 이는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실제로 경험하기 전, 검색이나 입소문 등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결정적인 순간을 의미한다. 그는 방한 전부터 기대치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려, 실제 이벤트가 긍정적으로 수용될 수밖에 없도록 캠페인의 프레임을 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국내 최고 경영자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동맹'이 이미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대중에게 시각적으로 각인하는 장치였다. 이는 며칠 뒤 정부와 기업에 대규모 GPU 공급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진실의 순간’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치밀하게 세팅된 ‘진실 이전의 순간’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기술적 우위를 지닌 플랫폼 기업의 수장은 이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넘어 대중의 감정적 영역까지 깊숙이 침투하며 독보적인 서사를 구축하고 있다.

젠슨 황이 보여준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이벤트의 성공적 수용을 보장하는 장치다. 단순히 B2B 파트너십을 맺는 것을 넘어, 이를 대중적 팬덤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기업의 기술적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위기 시 사회적 방어력까지 확보하려는 의도다. 세계적 리더들이 총동원된 APEC의 바이럴을 젠슨 황이 독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한국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한국 대기업들이 기술력이나 재무 성과는 뛰어나지만, 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서사로 만들어내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여전히 비밀주의에 가려져 있거나, 대규모 투자나 정책 발표 이상의 감성적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젠슨 황의 'APEC 캠페인'은 최고경영자의 활동이 단순한 비즈니스 외교를 넘어, 브랜딩과 팬덤 소통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정수임을 입증했다. 기업의 가치는 재무제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설득력 있는 서사, 즉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해야만 급변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한국 기업과 정부는 혁신의 아이콘이 보여준 이 '쇼맨십'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기술 혁신과 더불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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