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꼬시는 누더기 세제 혜택
개미 꼬시는 누더기 세제 혜택
형평성 잃고 편법만 키우는 해외주식 복귀 대책
크누트 대왕은 밀려드는 파도를 멈추라 명했지만 바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거대한 시장의 흐름을 인위적인 명령이나 어설픈 유인책으로 되돌리려 할 때 벌어지는 비극을 상징하는 일화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내 시장 복귀계좌 RIA 세제 혜택을 보면 크누트의 무모함이 떠오른다.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 개미에게 양도소득세를 깎아주겠다지만 정작 알맹이는 빠지고 허점만 가득하다.
가장 큰 문제는 형평성이다. 똑같이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해도 미국 상장 ETF인 QQQ를 팔면 세금을 깎아주면서 국내 상장된 TIGER 미국나스닥100을 파는 투자자는 제외했다. 원천징수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는 행정 편의적 발상에 국내 운용사 상품을 이용한 투자자들만 역차별을 당하는 꼴이다. 연간 2000만 원이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에게는 이번 조치가 절세를 위한 천국이나 다름없다. 해외 주식을 팔아 세금을 면제받고 동시에 다른 계좌로 다시 사들이는 편법 거래를 막을 장치도 마땅치 않다.
정부는 환율 안정과 증시 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하다. 22퍼센트의 양도세를 피하려는 체리 피커들만 몰려들 뿐 진정한 자본 유입 효과는 미미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를 판 돈으로 삼성전자 한 주만 사도 혜택을 주겠다는 식의 설익은 대책은 정책의 신뢰를 스스로 깎아먹는다. 내년에 미국 증시가 오르고 한국 증시가 하락하면 그 원망은 고스란히 정부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진정한 투자 복귀는 억지 세금 혜택이 아니라 시장의 매력에서 나온다. 낡은 상법을 개정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 가치를 올리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땜질식 처방으로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RIA는 결국 고액 자산가들의 세금 탈출구로 전락할 것이다. 혁신 없는 유인책은 시장을 기만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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