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의 용기... 불확실성 시대, CEO의 자질

자기다움의 용기

불확실성 시대, 리더의 '진정성'과 '이해관계자 신뢰' 구축

서양 철학사에서 "진정성(authenticity)"은 오랫동안 중요한 미덕으로 여겨졌다. 특히 리더십의 영역에서 진정성은 리더가 신뢰를 얻고 구축하는 핵심 요소로 통한다. 겉모습만이 아닌, 내면의 가치와 신념이 행동으로 일관되게 드러날 때 진정한 리더십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오늘날, 이 '진정성'의 잣대가 때로는 리더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필터링되지 않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 진정성을 가장한 자기방종으로 비칠 위험이 커졌다.

진정한 리더십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데서 출발한다. 단순히 내면의 생각이나 감정을 무분별하게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핵심 가치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는 길을 찾아야 한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이 기업 운영과 사회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리더가 내려야 할 결정의 폭과 난이도는 전에 없이 확대되었다.

AI 윤리나 알고리즘의 편향성 문제 등 새로운 위험 요소 앞에서 리더는 투명성과 책임의 원칙을 확고히 해야 한다. 단지 법적 규정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리더 개인의 진정성만큼이나, 조직 전체의 시스템과 문화가 '책임 있는 AI' 개발과 활용을 뒷받침할 때 가능하다. 리더는 거센 변화의 바람 속에서 기업의 핵심 가치를 지켜내고, 투자자부터 직원, 고객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항로를 조정하는 선장과 같다.

불필요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진정성을 숨기거나, 혹은 시장의 변화에 휩쓸려 일관성을 잃는 순간 리더십은 흔들린다. 리더는 자신의 핵심 가치에 충실하면서도, 외부의 다양한 요구와 기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 진정성은 고독한 자기 고백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안전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책임을 지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 완성된다.

가치와 신뢰를 지키는 것이 곧 최고의 비즈니스 전략이 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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