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 닫힌 경제의 경고... 환율 급등과 잠재성장률 추락이 부른 구조적 침체의 그늘

성장판 닫힌 경제의 경고





성장판 닫힌 경제의 경고

환율 급등과 잠재성장률 추락이 부른 구조적 침체의 그늘


신체 성장이 멈추는 것을 성장판이 닫혔다고 표현한다. 사람의 키는 때가 되면 멈추는 것이 자연 섭리지만, 국가 경제의 성장판이 닫히는 것은 생존을 위협하는 신호다. 최근 환율이 급등하고 가계 부채가 임계치에 도달하면서 한국 경제가 제2의 외환위기(IMF)를 맞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의 위기가 1997년이나 2008년의 급격한 충격보다 더 고약하다고 진단한다. 갑작스러운 추락이 아니라, 서서히 가라앉는 저성장의 늪에 이미 깊숙이 발을 담갔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자본과 노동을 풀가동해 물가 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치를 뜻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과거 7~8%를 넘나들었으나, 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5%에 불과하다. 잠재성장률 자체가 1%대 중반으로 주저앉았다는 것은 체력 자체가 고갈됐음을 의미한다. 1990년대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30년'의 초입과 닮아 있다. 인구 절벽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혁신 동력을 잃은 자본이 맞물리며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의 위기가 외부 충격에 의한 일시적 골절이었다면, 지금은 장기적인 면역력 결핍에 가깝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밀어 올려 서민의 장바구니를 털고, 저성장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앗아간다. 가계 부채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나 환율의 미세한 균열은 자산이 없는 노동자와 소상공인부터 벼랑 끝으로 내몬다. 국가적 부의 총량은 정체되는데 격차는 벌어지는 '수축 사회'의 비극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성장률 몇 퍼센트'라는 수치 달성보다 경제 구조의 전면적 재설계에 집중해야 한다. 자본과 권력이 위기의 비용을 시민에게 전가하는 방식을 멈추지 않는다면, 닫힌 성장판은 결코 다시 열리지 않는다. 낙수효과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가계 소득의 안정과 미래 세대의 기회 보장을 우선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우리는 단순히 일시적인 파도를 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거대한 빙하가 녹아내리는 시대의 종말을 목격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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