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에 사라질 것들
자율주행 시대에 사라질 것들
붉은 깃발이 가두지 못한 기계의 질주
19세기 도심의 주인은 말이었다. 화려한 마차를 끄는 날렵한 말도 있었지만 실상은 1톤에 육박하는 중종마가 짐을 나르고 밭을 갈았다. 기계가 없던 시절 이들은 인간의 근육을 대신한 살아있는 엔진이었다. 그러나 자동차와 트랙터의 등장은 가차 없었다. 1900년 2200만 마리에 달했던 미국 내 말 개체 수는 반세기 만에 300만 마리로 급감했다. 영국이 자동차 속도를 말보다 늦게 제한한 적기 조례를 내놓으며 저항했지만 도도한 기술의 흐름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말의 자리를 자동차가 차지한 지 한 세기 만에 이제는 운전자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국내에 선보인 감독형 자율주행 서비스는 그 전조다. 인공지능과 카메라만으로 복잡한 도심을 스스로 헤쳐 나가는 광경은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다. 제너럴모터스도 슈퍼크루즈로 가세하며 자율주행 주도권 경쟁이 뜨겁다. 1995년 카네기멜런대 연구진이 운전대 없이 대륙을 횡단한 지 30년 만에 스스로 움직이는 진짜 자동차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칩을 심장 삼아 달리는 자율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선다. 과거 말 산업의 붕괴가 사료 수요 급감과 농업 불황으로 이어져 대공황의 불씨가 됐던 역사를 잊어선 안 된다. 자율주행은 운송 종사자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보험과 정비 그리고 도시 설계의 근간까지 뒤흔들 파괴력을 지녔다. 몇 년 전 한국 사회를 달궜던 타다 논란은 장차 들이닥칠 자율주행의 격변에 비하면 찻잔 속의 태풍일 뿐이다.
편리함과 효율을 앞세운 기술 앞에 대중의 선호는 냉정하다. 말이 박물관이나 승마장으로 밀려났듯 운전대 역시 취미의 영역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문제는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의 지체와 사회적 충격이다. 혁신의 열매를 향유하기 위해선 그 이면에서 소외될 이들을 위한 안전망과 직무 전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거대한 변화는 이미 문턱을 넘었으며 준비 없는 혁신은 곧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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